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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 성폭력 피해자 고통 외면 많아...

광고 (::시민단체 ‘판례 바꾸기 운동’::) 지난 1991년 3월, 22세의 여성이 옆방에 거주하는 남성으로부터 강간당하고 10일간 치료해야 하는 상해를 입었다. 이 …

AT A GLANCE

핵심 내용

광고 (::시민단체 ‘판례 바꾸기 운동’::) 지난 1991년 3월, 22세의 여성이 옆방에 거주하는 남성으로부터 강간당하고 10일간 치료해야 하는 상해를 입었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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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변호사
    조인섭 대표 변호사
  • 매체 문화일보
  • 등록일 2006.08.03
  • 조회수 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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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판례 바꾸기 운동’::) 지난 1991년 3월, 22세의 여성이 옆방에 거주하는 남성으로부터 강간당하고 10일간 치료해야 하는 상해를 입었다. 이 사건에 대 해 법원은 1·2심에서 반항하는 여성에게 “소리를 지르면 칼을 가져와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며 가해한 남성에 대해 유죄 판 결을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했다. “(남성의)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까 지 이른 것이라고 보기에는 미흡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 다”는 것이 판결의 근거였다. 불법의 범위를 최소한으로 좁힌 ‘최협의설’에 따른 판결이었다.

여성단체들은 “대법원이 근거로 삼고 있는 최협의설은 ‘여성이 극도로 저항하면 강간은 불가능하다’는 전제로 정조를 지키기 위해 극도로 저항한 여성만 보호하겠다는 것이나 실제로 극렬하 게 저항한 여성도 전적으로 보호해주지 않고 있다”며 비판해왔 다.

대법원이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한 채 판결을 내리고 있다 는 문제제기와 함께 ‘대법원 판례 바꾸기’ 운동이 시작됐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기자실에서 기 자회견을 갖고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해온 법조인들과 손잡고 대 법원 판례 바꾸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자회 견에는 강지원·조인섭 변호사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앞으로 4개월간 대법원을 비롯한 전국의 법원과 검찰청의 법조인들에게 성폭력 사건 관련 대법원의 판례를 조목조목 분석 ·비판한 자료집을 꾸준히 전달할 계획이다. 자료집은 늘 자줏빛 봉투에 담겨질 예정.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자주색은 존엄함 과 정의로움, 그리고 여성을 상징하는 빛깔”이라며 “대법원이 남성중심적 통념에서 벗어나야 하며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을 외 면해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폭력상담소 측이 “사회적 통념에 안주하고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며 문제 삼는 대법원 판례의 유형은 4가지 정도. ▲강간의 구성요건으로서의 폭행·협박을 매우 협소하게 이해하는 최협의 설 ▲항거 불능을 입증해야 하는 장애인 성폭력 ▲성폭력 성립 자체를 부정당하는 아내강간 ▲진술의 일관성을 이유로 인정받기 어려운 아동성폭력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조인섭 변호사는 “최협의설에 따라 대법원은 물리적으로 약한 폭행·협박에 겁을 먹고 자포자기 상태로 간음을 당한 경우에는 강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게 된다”며 “하지만 이는 재산 에 관한 범죄의 피해자가 최협의의 폭행·협박을 당했으면 강도 죄, 협의의 폭행·협박을 당한 경우 공갈죄를 적용해 처벌의 공 백 없이 보호하는 것과 대비할 때 매우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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